대전 동구에 위치한 소제동은 본래 아름다운 호수였던 ‘소제호(蘇堤湖)’가 있었던 자리다.
일제 지배에 의해 철도 건설이 시작되어 1927년 솔랑산을 깎아 호수를 메웠고 1940년대에 걸쳐 일본 철도 관료, 기술자, 노동자들이 모여든 철도 관사촌이 형성되었다.
한국 전쟁과 도시화 이후 우리가 만난 소제동은 점점 불빛이 꺼져가는 회색도시로 변해가고 있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비어있는 집들 주변으로 꺼져있는 가로등, 곳곳에 녹슨 슬레이트, 금이 가고 깨져있는 시멘트 담벼락들은
사람들의 무관심과 재개발 이슈 속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제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